강릉에서 처음 경험한 세계마스터즈 “탁구공 하나로 세계가 연결되는 모습 인상적”
“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앞으로 전 세계 한인 탁구인들도 이런 무대에서 더 많이 만나게 하고 싶습니다.”
권정 세계한인탁구협회 회장이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현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미국 시애틀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한인 탁구 활성화에 힘써온 권 회장은 이번 대회에 직접 선수로 참가했다. 과거 세계베테랑탁구선수권대회 시절부터 대회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출전한 것은 이번 강릉 대회가 처음이다.
권 회장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마스터즈라는 이야기를 듣고 꼭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경험해야 전 세계 한인 동포들에게도 이런 대회를 알리고 함께 참여하도록 이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처음 경험한 세계마스터즈의 분위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권 회장은 승패보다 교류와 즐거움을 우선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전 세계에서 3천 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일반 대회처럼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분위기보다 서로 웃고 격려하고 즐기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경기 전후에 각 나라 선수들이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도 새로웠고요.”

권 회장은 오랫동안 해외 한인 사회에서 탁구를 통한 교류 확대에 앞장서왔다. 1959년생인 그는 체신부 선수 출신이자 경기상고와 서울여상 코치를 지낸 부친 권영창 씨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탁구와 가까웠다. 1980년 미국으로 이민한 뒤에도 탁구와의 인연은 이어졌다. 한동안 생업으로 라켓을 내려놓기도 했지만, 이후 시애틀 한인탁구협회 창립을 주도했고 재미대한탁구협회 이사장과 회장을 역임했다.

재미대한탁구협회장 시절에는 고국 탁구 발전에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였다. 전국체전 참가를 계기로 한국 초등탁구 꿈나무 육성을 위한 후원을 진행하는 등 해외 동포와 한국탁구를 잇는 가교 역할에도 힘썼다.
현재 권 회장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세계한인탁구협회 활성화다. 세계한인탁구협회는 지난해 전국체전 기간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한 단체다. 그동안 각국 한인 탁구인들이 체전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오던 친목과 교류를 보다 체계적인 네트워크로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권 회장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한인 탁구인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각 나라 상황은 다르지만 탁구라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릉세계마스터즈는 권 회장에게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였다. 전국체전뿐 아니라 세계마스터즈 같은 국제 생활체육 무대가 해외 한인 탁구인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새로운 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직접 참가해 보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해외 동포들이 세계마스터즈에 함께 참가하고, 대회 기간 서로 만나 교류하는 시간도 만들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더 큰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권 회장은 남자 65~69세부에 출전했다. 단식에서는 웃으며 “양보했다”고 표현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호주 선수와 호흡을 맞춘 복식에서는 예선을 통과하며 마스터즈만의 특별한 경험도 누리고 있다. 10일부터 시작되는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 회장은 탁구가 가진 가장 큰 힘을 ‘연결’이라고 말한다.
“작은 공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찾아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우리 한인 탁구인들도 더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이런 무대에 함께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는 권 회장에게 단순한 첫 출전 대회가 아니다. 전 세계 한인 탁구인들을 하나로 잇기 위한 또 다른 출발점이다. 탁구공 하나로 세계가 만나는 강릉의 경험이 앞으로 전 세계 한인 탁구인들을 잇는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월간탁구/더핑퐁=취재_한인수 | 사진_송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