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정 세계한인탁구협회 초대 회장)
세계한인탁구협회가 지난 10월, 전국체전 기간 중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하면서 탁구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권정 초대 회장을 따로 만나 인터뷰했다. 11포인트로 정리한다.
1 반갑습니다. 우선 세계한인탁구협회 창립 배경을 설명해 주십시오.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해외 동포 탁구인들은 2015년부터 체전 외에 별도로 친목을 다져왔어요. 교류전도 하고, 식사도 하고요. 당시 재미대한탁구협회 박득하 회장이 주도했는데, 이후 재미회장을 이어받은 오세백 회장 중심으로 이어왔죠.
이때까지도 각자 선물 교환하고 교류전 하는 정도였는데, 지난해 진전된 논의가 있었어요. 공식 단체로 출범해 동포 탁구인들의 권익과 성장을 도모해보자는 것이었죠. 결국 이번 체전에 결실을 맺은 겁니다.
2 그런 논의를 회장님께서 주도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전부터 재미회장이 모임을 이끌어왔고, 당시 미주 회장이던 제가 주도하는 게 자연스러웠죠. 역시 2015년 강원도 체전부터 빠짐없이 참가해왔어서 모임 흐름을 잘 알고 있었고요.
재미대한탁구협회는 올해 6월 김민규 회장이 취임했고, 저는 직전 회장으로서 한인탁구협회에 집중하려 합니다.
3 글로벌한 범위라서 뜻 모으기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모이기도 쉽지 않았을 테니…
요즘 세상은 네트워크가 있잖아요? 각국 주재 대한탁구협회 회장들이 함께 있는 단체 대화방이 있고, 온라인 화상회의도 있고요. SNS를 활용한 의견 교환으로 사전 정리는 가능했어요.
각국 회장을 추천으로 제가 초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된 것도 그렇게 사전 조율된 사항입니다. 결국 이번에 창립총회 열고 본격 출범할 수 있었던 배경이고요.
4 정리하면 이전까지는 가벼운 친목 모임이었다면, 이제는 공식 권익단체로서 세계한인탁구협회가 출범한 것으로 봐야겠네요. 창립총회는 어떠셨습니까?
전국체전 기간 중이던 10월 18일 12시, 부산 유남규체육관에서 했죠. 체전에 참가한 동포 탁구인들이 모두 참가해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총회에는 세계한인체육회 정주현 회장과 대한탁구협회 현정화 수석부회장께서 직접 찾아와 축하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5 그렇다면 공식적으로 세계한인체육회 산하단체 같은 개념이 되는 건가요?
종목별 한인연합체가 만들어진 건 탁구가 처음입니다. 체육회에서도 놀라는 눈치였죠. (웃음) 아직 산하단체라기보다 종목별 단체를 선도하는 역할로서 그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동포 사회 체육단체에 변화의 바람이 있을 수 있어요. 탁구는 자생했지만 다른 종목은 체육회가 흐름을 만들어갈 수도 있겠죠.
6 배경 설명이 길었는데, 초대 회장으로서 소감을 말씀해주시지요.
책임이 막중합니다. 우리 탁구인들 단합, 소통, 자긍심 고취는 기본이고 무엇보다도 고국의 탁구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네요. 2021년인가요? 휴스턴 세계대회 때 동포들이 응원도 하고 음식도 챙기고 한 것을 당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매우 고마워했는데, 전 세계 어디서도 가능한 지원입니다. 어디를 가도 우리 동포들이 있으니까요. 세계 곳곳에서 대회가 열리는데 세계한인탁구협회가 공식적인 창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7 세계한인탁구협회의 규모가 궁금합니다. 몇 나라가 참가하고 있나요?
우선 이번 체전에 참가한 17개국입니다. 사실상 그 정도가 현재 참가 가능한 수준인데, 이제 우리 협회가 탁구협회 없는 나라를 찾아가면서 공백을 채워주는 활동도 해보려 해요. 더 확대될 겁니다. 베트남처럼 탁구협회는 없어도 동포 탁구동호회가 있는 나라도 있으니까요.
8 회장님 탁구인연도 궁금합니다. 미국으로는 언제 이민하신 건가요?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인연은 깊습니다. (웃음) 아버님이 지금 94세 되셨는데, 과거 체신부 선수 출신으로 서울영상, 경기상고 코치를 지내신 권영창 선배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탁구를 접하고 자랐죠. 미국으로는 1980년에 이민 왔으니 45년이 넘어갔네요. 이민 생활이 바쁘고 힘들어 탁구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지만 교민들이 모여서 대회도 했고, 저는 아버님과 복식에 나가 우승도 했어요. 시애틀 한인탁구협회를 직접 발족시키는 등 탁구가 이민 생활에 많은 위로가 됐고, 결국 재미대한탁구협회 활동으로까지 이어진 거죠.
9 세계한인탁구협회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대한탁구협회와 설정할 관계도 궁금하네요.
2021년에 재미대한탁구협회와 대한탁구협회가 휴스턴에서 MOU를 맺은 경험이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세계한인탁구협회 역시 대한탁구협회의 발전을 돕는 것이 기본이죠. 곧 MOU를 추진할 텐데(인터뷰 다음 주인 10월 21일 체결), 당연히 한국 탁구 발전을 위해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추진해갈 겁니다.
10 시작을 함께 할 임원 구성은 어떻게 하셨을까요? 회장으로서 당부 말씀을 전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저를 포함한 총무국 수석부회장(인도네시아), 김만봉(스페인), 김민균(미국) 부회장, 서민성(한국) 사무총장으로 임원진을 꾸려 출범했습니다. 오세백 전 재미협회장님은 고문으로, 한국에서 안창인 세종시탁구협회장께서 자문위원장을 맡아주셨죠. 당부라기보다 탁구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하기 따라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어요. 고국 선수 출신을 초청해 코치로 주선하는 걸 생각해볼까요? 한 예지만 국내 탁구인들 진로에 관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합니다. 세계 각국에 대한탁구협회를 만들어갈 수 있고요. 할 일이 많습니다.
11 마지막으로 국내 탁구인들에게도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민자로서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자랑스럽고 참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해외 동포들 모두 그럴 겁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동포 탁구인들이 이렇게 단합해서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고국에 계신 탁구인들도 저희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한인수 | 사진. 송주현